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집은 없지만 밥은 절대 굶지 않습니다

홍대 쿠자쿠 본문

근교

홍대 쿠자쿠

aug9 2016. 2. 15. 01:14

요즘 홍대에서 요 근래 많이 회자되는 라멘집인 쿠자쿠를 들러보았다.

본래는 츠케멘을 먹을려고 했으나 면이 떨어졌다고 해서 돈코츠라멘 세트를 주문했다.

돈코츠 국물의 바디감 자체는 묵직함이 없진 않았으나 규슈의 돈코츠라멘에 비하면 가벼운 편이고

돈코츠 특유의 꼬리한 냄새도 적다. 규슈보다는 타 지역에서 내는 돈코츠라멘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 집은 돈코츠만 하는 게 아니라 돈코츠 육수를 바탕으로 쇼유, 미소, 시오라멘을 다 내는 집이기 때문에

일부러 의도하여 이런 맛을 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규슈의 라멘집들처럼 돈코츠를 강하게 우려내면 나머지 라멘들은 그 향과 기름기에 묻혀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라이트하고 깔끔한 느낌을 살리는 방향으로 갔을 듯 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돈코츠라멘으로서의 매력은 반감되는 느낌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면은 기본으로 카타멘으로 나오는데 상당히 정확하게 삶았다. 꼬독하고 힘을 살짝 주어 끊어먹는 치감이 좋다.

아지타마고나 멘마, 키쿠라게 등의 부재료의 맛은 좋았으나, 차슈가 조금 불만이다. 정확히는 차슈덮밥의 차슈가 불만이다.

세트메뉴에 붙은 차슈덮밥이다. 밥에 잘게 썰은 차슈를 올리고 생강채와 김가루를 살짝 얹어준다. 

문제는 차슈를 너무 푹 익혀버렸다는 점이다. 라멘에 들은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차슈 덩어리가 매우 커서 이로 잘라 먹는 것 자체가 부단한 수고가 들기 때문에

푹 익혀서 쉽게 잘라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엔 별 불만이 없다.

하지만 차슈덮밥은 다르다. 차슈덮밥은 밥의 몽글몽글한 식감 위에 차슈라는 고기의 씹는 질감을 살려줘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 고깃덩어리가 오히려 쌀밥보다도 쉽게 부스러지고 녹아버린다. 흐물흐물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밥과 고기의 식감의 대비가 팍 죽어버린다. 맛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재미는 없다.

어쨌건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 그런 점에선 매우 아쉬운 선택이다.


컨셉 상의 아쉬운 부분들은 군데군데 있지만 기본기는 괜찮아 보이는 집이기에 다른 메뉴들을 좀 더 맛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근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합정 스파카 나폴리  (2) 2016.02.24
합정 시타라  (0) 2016.02.23
시청 이나니와 요스케  (0) 2016.02.15
서교동 진진  (0) 2015.07.28
문산 은하장  (0) 2015.01.1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