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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없지만 밥은 절대 굶지 않습니다
송이육개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토성면의 중심지인 천진리 쪽으로 나와 바다가 보이는 투썸플레이스(!)에서 잠시 멍을 때렸다. 하도 심심해서 지도 검색이나 해 볼까 하다가 그 때서야 산북리를 들어가는 버스는 하루에 다섯 대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저런 계산 끝에 급히 부랴부랴 거진행 버스를 잡아탔다. 산북리는 거진에서 약 4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데 부지런히 걸어 간 후 부지런히 먹어야 4시경에 있는 버스를 타고 속초로 돌아올 수 있었다. 만약 그 돌아오는 버스를 놓치게 되면 속초에서 저녁 못 먹고 바로 서울행 버스 잡아타야 할 형편이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출발은 좋았으나 하필이면 가는 도중 눈발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하여 가게에 도착할 때쯤엔 주인 분이 깜짝 놀랄 정도로 흠뻑 젖었다. 제..
서래마을에 갈 일이 있으면 꼭 한 번씩 들리게 되는 가게가 있으니, 담장옆에국화꽃이다.떡 카페(?)지만 늘 시켜먹는 건 팥빙수.서울 시내에서 팥 쑤는 집 중 이 집 팥이 제일 입에 잘 맞는다.적당히 팥알갱이를 남겨둬서 씹는 맛도 있고, 팥앙금의 단맛을 절제하여 팥의 구수함을 살렸다. 그 단맛은 밤과 대추 말랭이, 인절미 등의 은은한 단맛으로 보충하였고 고소한 우유얼음은 곱게 갈아 팥과의 대비되는 식감을 선사한다.다른 건 다 차치하고 많이 달지 않게 쑨 팥과 대추, 얼음의 조화가 기가 막힌다. 굳이 놋그릇에 주는 정성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가격대가 저렴하진 않지만 어떤 프랜차이즈건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레벨이다.단팥죽은 호박씨와 콩가루로 고소함을 더했는데, 팥이 곱게 갈아져 텍스쳐의 재미는 빙수에 얹힌 팥..
예전에 홍대입구 푸르지오 상가에 자리했었으나 문을 닫은 후 신촌에 재개장한 히노키공방. 홍대입구에 사실 마땅히 밥 먹을 만한 가게가 없어 한동안 좀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이랄지 곧 하카타나카가 등장해서 어느 정도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히노키공방의 그 느낌과는 거리가 있어서 빈 자리가 다 채워지진 않았다. 신촌이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홍대 상권 끝자락에 걸터앉은 뭐 그런 위치라 찾아가기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지금은 집에서 운동 삼아 걸어갈 만한 거리인데 이전보다 자리는 좀 더 편해진 거 같아 좋다. 하야시 니코미 라이스. 흔히 하이라이스라고 알려진 음식이지만 시중의 하이라이스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이 있다. 적어도 이 근방에서 이런 하야시라이스를 내는 집은 이 집 밖에 없..
올 연초에 매우 핫했던 - 지금도 꽤나 핫하다 - 왕육성 선생의 진진을 오픈 초기에 다녀왔었다. 피딴두부는 메뉴에 없었으나 예약시 따로 부탁을 드렸다. 쫄깃하면서 향취가 강한 송화단과 입안에서 부드럽게 펼쳐지는 두부, 기분 좋을 정도로 적당히 짭조름하면서 달큰한 양념장의 조합이 훌륭했다. 특별히 조리 과정이 복잡하지도 않고 재료도 간소한 편이라 메뉴에 넣어도 좋으련만.. 오늘의 베스트 메뉴를 꼽자면 바로 이 짜춘결. 춘권 소에 계란말이를 입혀 살짝 튀겨냈는데 계란의 고소함과 기름의 고소한 맛이 소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준다. 하늘하늘한 계란피의 식감도 즐거운 부분이다. 배우고 싶은 음식이다. 아직 겨울이 다 지나가기 전이라 호부추 볶음이 있었다. 몇 점 집어 먹으니 부추향과 아삭한 식감에 웃음이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