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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없지만 밥은 절대 굶지 않습니다

이태원 양의 침묵 본문

근교

이태원 양의 침묵

aug9 2016. 3. 31. 02:09

이태원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한 위치기는 한데 (국군경리단 근방) 딱히 이 동네를 칭할 명칭을 찾질 못했다.

경리단에서 남산3호터널 방면으로 이동하다가 골목길 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아파트 상가가 하나 나오는데 거기에 위치해 있는 집이다.

더 베이커스 테이블이라는 경리단길의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독일 셰프가 본격 양 요리를 하기 위해 차린 듯 하다.


가게에 입장하자 아무래도 동네가 동네이니만큼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중의 손님이 왁자하게 술판을 벌이고 있었고

호걸 같은 풍채의 오너 셰프가 그릴에서 연신 고기를 굽고 있었다. 익숙지 않은 광경이라 살짝 긴장이 돌았다.


메뉴판을 한참 탐색한 끝에 일단 샘플러를 먼저 주문하였다.

특이하게도 이 집이 취급하는 맥주 7종 중 한 종류를 제외한 6종을 내 준다고 한다. 

아무래도 에스트렐라는 개성도 적고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맥주니까 그걸 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 주었다.

왼쪽부터 오트밀 스타우트, IPA, 비트부르거, 쾨스트리체, 마이셀 바이젠, 쾰슈

지금이야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흥하고 서울 각지에 보틀샵이 들어와서 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방문 당시 (2015년 초)만 하더라도 이태원 정도나 되어야 이 정도 주종을 생맥주로 즐길 수 있었다.

대략 발라스트 포인트의 IPA가 막 유행을 타기 시작한 시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한데 

그 정도 시기에 6종의 크래프트 맥주를 보유했다는 점은 대단한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또 어떤지 모르겠다만..

몽골리안이라는 메뉴를 시켜보았다. 

양고기를 깍둑썰기하여 큐민과 코리앤더 등의 향신료로 적당히 시즈닝한 후 그릴에 구워내었다. 

전반적으로는 원초적인 맛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양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좀 꺼려질 수도 있을 듯 하다.

빵은 치아바타 같은 느낌인데 그릴에 살짝 태워 향을 가미하였다. 

첫입에는 매우 맛있게 먹었으나 혼자 한 접시를 다 비우기에는 조금 역부족이었다.

중간에 술이 떨어져서 IPA 한 잔을 따로 시켜보았다.

뭔가 다른 스타일의 요리를 먹어보려고 스튜를 시켰으나 국물이 거의 없는 형태고...

몽골리안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원초적인 양의 맛이 강했다. 

양고기를 비교적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몽골리안을 한 접시 다 비우고 이걸 또 먹기는 좀 곤욕스러웠다.. 

그냥 램 버거라도 시키는 건데 하는 후회가 밀려들어왔지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다 먹어치웠다. 


독일인 셰프의 호쾌한 성격이 인테리어부터 음식에까지 그대로 드러나는데 개성의 측면으로 본다면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양고기와 맥주를 좋아한다면 이 집만큼 좋은 선택지는 드물 거라 생각한다. 

지금은 어떨지 한 번 가 보긴 해 봐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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