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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없지만 밥은 절대 굶지 않습니다

연희동 편의방 본문

동네

연희동 편의방

aug9 2016. 2. 17. 00:56

행정구역 상으로는 연희동이지만 실제 연희동 상권보다는 연남동에 가까운 편의방.

수요미식회 출연으로 인해 한동안 인산인해를 이루다가 최근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방문객의 증가와 함께 높이 뛴 음식 가격은 속을 좀 쓰리게 한다.

깐풍기는 쫄깃한 닭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내 고추를 사정없이 때려박아 볶아내어 제법 매콤한 맛을 잘 살려냈다.

몇 점 먹으니 입안이 후끈거려 맥주를 찾지 않을 수가 없다.

적어도 깐[乾]이라는 글자 그 의미 그대로 물기 없이 볶아낸 모양새만 봐도 진짜배기임을 알 수 있다.

어지간한 동네 중국집의 깐풍기는 여기 갖다대지도 못한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만두다.

방송만 보고 이 집 만두를 찾아 먹고는 만두가 이게 뭐야~ 하고 평을 남긴 사람이 많다.

하지만 중국 동북부의 만두는 원래 이런 식으로 피가 두툼하게 생겼다.

왜냐하면 만두 자체가 이들에게는 한 끼의 식사이기 때문이다.

기후상 쌀을 재배하기 힘들었던 이 지역에서는 쌀 대신 밀(혹은 메밀)을 주곡으로 재배하였고

이 밀(메밀)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탄생한 음식이 국수와 만두이다.

그들에게 만두피란 곧 밥 혹은 국수와 같은 역할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설에 북부 지역에선 만두를 먹고 남부 지역에선 떡국을 먹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이런 만두의 포인트는 피의 씹는 맛이다. 그래서 두툼하면서 살짝 쫄깃한 느낌의 피가 매력적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분식집에서는 소가 반투명하게 보일 정도로 얇은 만두가 대세이다.

소의 양념을 자극적인 맛으로 채우고 그 맛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밀가루 반죽의 양을 최소화한 것이다.

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피가 두툼하고 소의 맛이 심심한 이런 만두를 접했을 때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만다.

TV가 모든 것을 떠먹여 주지는 않는데...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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