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없지만 밥은 절대 굶지 않습니다
동교동 쿠루미 본문
연남동 메인스트리트(?) 골목을 중심으로 나뭇잎 모양처럼 여러 골목들이 이어지는데
그 골목의 골목으로 들어가다 보면 쿠루미라는 이름의 작은 이자카야가 보인다.
늘 지다니면서 호기심의 대상으로만 지켜보다가 어느 날 퇴근 후 과감하게 직행하였다.
한창 방어가 나올 철이라 방어 사시미가 있어 먼저 시켜보았다.
대방어를 잡아서 쓸 만한 가게 규모는 아니기는 하지만 이만하면 방어의 기름진 맛을 잘 살린 듯하다.
바닥에 얼음을 잘게 부숴서 깔아주는 점도 특기해 볼 만하고 양도 아주 섭섭지는 않게 준다.
혼자 먹는다면 이 이상 먹을 필요는 없을 듯하다. 먹으면서 끝에 두어 점은 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다만 저녁에 식사도 안 했는데 달랑 이것만 먹고 가기엔 어딘가 허전하여 함박츠쿠네를 시켜보았다.
묘하게 모양은 함박스테이크지만 츠쿠네처럼 수란에 찍어먹을 수 있게 하여 나왔다.
겉보기엔 그리 커 보이진 않지만 제법 볼륨감이 있고 같이 내주는 버섯볶음과 토마토의 조합도 꽤 괜찮다.
함박을 적당히 갈라서 수란을 터트려 찍어먹으면
계란의 진한 고소함과 다진 고기의 가벼운 고소함이 층위를 이뤄 입 안을 감돈다.
대단한 일미는 아니지만 작은 가게에서 낼 수 있는 최선의 한그릇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한 번 다시 찾고 싶어지는 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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