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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없지만 밥은 절대 굶지 않습니다

연남동 부퓌에트 발랴 본문

동네

연남동 부퓌에트 발랴

aug9 2016. 2. 21. 17:44

얼마 전 동네를 지나가다가 러시아 식당이 개업을 해서 들어가 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러시아 식당은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 출신들이 와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의 뿌리는 슬라브족인 듯 하다. 

흔히 중앙아시아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샤슬릭 등의 양고기 요리가 없고 대신 러시아식 팬케이크인 블린이 있다.

블린은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으로 떼레목이라는 대형 프랜차이즈가 존재할 정도다.

일단 카르로쉬카 보 도마스녜무(라고 적혀 있지만 키릴문자를 봤을 땐 카르토쉬카 포 도마쉬녜무 라고 표기하는 게 맞을 듯 싶다)

라는 요리를 시켜보았다. (메뉴의 의미는 가정식 감자 요리다)

양파, 파프리카 등의 야채와 돼지고기와 베이컨을 넣고 익힌 요리에 감자튀김을 얹었다. 

익혔다고 얘기하는 것은 팬에 기름을 조금 넣고 익힌 것 그 이상의 그 이하의 느낌도 아니기 때문이다.

볶음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엔 강한 화력이 동원되었다는 느낌이 적다.

간은 매우 심심한 편으로, 소박한 러시아 가정 요리를 잘 재현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소금 후추 이외에는 특별한 양념을 쓰지 않은 듯하다. 아주 정직한(?) 맛이다.

러시아에서 먹어보았던 음식들과 궤가 매우 비슷하다. 기름진 재료가 덜 들어갔다는 것다는 점만 빼면.

블루베리 블린을 시켜보았으나 블린이라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음식은 아니어서, 그냥 그랬다. 

블루베리도 그냥 그랬다. 크게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감흥이 있는 것도 아닌 맛.

블랙 티와 참 잘 어울리는데 블랙 티는 메뉴에 없었던 거 같다.


다른 요리도 궁금해서 한 달 여 쯤 뒤에 재차 찾아보았다.

저녁이라 발티카 한 잔.

생각외로 발티카가 가격이 세다. 우즈벡 식당에서 큰 돈 안 주고 먹어 버릇해서 그런가..

올례브예 라는 샐러드를 시켜보았다.

감자와 당근, 햄, 계란 등을 잘게 썰어 마요네즈에 섞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라다와 매우 유사한 음식이다.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샐러드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많이 내진 않아도 될 거 같은데..

러시아식 비트 스프인 보르쉬를 시켰다. 호밀빵 조각과 사워크림을 얹어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러시아 여행에서 내내 입에 달고 살았기 때문일까 꽤나 익숙한 맛이다. 

전반적으로 고소한 고기 베이스 국물에 비트가 상큼하게 씹히고 사워 크림이 볼륨감과 새콤한 맛을 더한다.

우리 음식에서는 찾기 힘든 맛의 조합이나 먹다 보면 이내 익숙해지는 맛이다.


아직까지 요리 메뉴 쪽이 잘 정돈되지는 않은 듯 하다. 

메뉴를 봤을 때 이거는 먹어봐야지 하고 딱 눈에 들어오는 게 생각 외로 적다는 게 아쉽다. 

뭔가 새로운 음식이 눈에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게 많지는 않아서

러시아식 러시아 음식점이라는 게 아직까지는 크게 메리트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고집 있게 자신의 음식을 하고 있다는 점은 평가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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