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없지만 밥은 절대 굶지 않습니다
연남동 하하 본문
약 반 년 가까운 공사 끝에 드디어 건물을 올린(!) 하하가 작년 12월 말을 기해 영업을 개시하였다.
한동안 엄청난 웨이팅으로 인해 아예 기억에서 잊고 살다가,
리뉴얼 후 아직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라고 하지만 내가 들어가니 만석이 되었다) 입장하였다.
늘 먹던 음식 그대로 주문한다. 늘 먹던 그대로라고 해도 최소 1년 이상은 못 먹었지만..
적당히 쫄깃한 만두피는 군만두보다는 찐만두일 때 매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최근엔 경쟁자가 많이 생겼지만 연남동에서 교자 형태의 만두로 처음 이름을 날린 곳은 바로 여기 하하다.
(샤오롱바오는 향미가, 빠오즈는 홍복이 유명세를 날렸지만)
지금도 내 입맛엔 하하가 제일 잘 맞는 듯 하다. 적당히 세련되고 적당히 투박한 맛이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하하가 연남동 다른 화상과 차별점을 가지는 것은 역시 이 가지볶음이다.
가지를 튀긴 후 매콤한 양념에 넣고 볶은 이 음식은 가지라는 재료가 기름과 만났을 때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고작해야 가지를 나물반찬으로만 해 먹는 한식이 안타까워지는 순간이다.
대부분의 가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 맛을 모르고 싫어한다. 슬픈 일이로다.
튀김의 기름기로 인한 부담스러움은 고추와 파의 향으로 가라앉히고
잘게 썬 돼지고기 덩어리가 이 상반된 맛을 둥글둥글하게 감싸준다.
거기에 맥주 한 잔 들이키면 매움도 기름기도 싹 씻어지는 게 환상의 조합이다.
혹자들은 하하가 손님이 몰리더니 맛이 갔다고 하지만,
내가 한 달 전에 갔던 하하는 4년 전 처음 찾았던 하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걱정이 기우에 지나지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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