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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IN JAPAN 2011/8/5 (금) 1일차 (2/2) 본문

J-ROCK

ROCK IN JAPAN 2011/8/5 (금) 1일차 (2/2)

aug9 2011. 8. 15. 10:24



 


현기증이 일어나서 UNISON SQUARE GARDEN 무대에서 빠져나왔는데.. 생각해보니 아침을 7시에 조금 먹고 나와서 10시부터 거진 2시가 될 때까지 땡볕에 서 있었으니 몸에 탈이 안 날 리가 있나... 아무리 다음 공연이 로코프랑크라지만 일단 사람이 살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점심 먹고 쉬기로 함. 막 비틀거리면서 식당가를 찾아가 줄 한참을 선 뒤 겨우 밥을 받았는데 맛이고 뭐고 느낄 새도 없이 (간이 되게 안 되었다는 생각은 들었음) 그냥 쓸어담듯이 먹어치웠다.


메뉴의 정확한 명칭은 기억이 안 나는데 대충 닭고기덮밥이었음. 두 끼 먹을 시간도 자신도 없어서 (인원은 5만명인데 가게는 한정되어 있다보니 줄이 엄청 길다) 식사는 무조건 볼륨감 있는 덮밥만 골라 먹었다... 그래도 어지럼증이 여전해서 로코프랑크는 그냥 무대 뒤 난간에 기대서 듣기로 했음.

로코프랑크가 등장했는데 생각보다 연륜 있어 보이는 외모는 아닌 거 같더라. 하긴 뭐 펑크밴드니까는... 아마 스타트를 CROSSOVER로 끊은 걸로 기억하는데... 아놔 왜 몸이 안 따라주니 ㅠㅠ

사실 로코프랑크가 음.. dustbox, GOOD 4 NOTHING, LOCAL SOUND STYLE, TOTALFAT, GLORY HILL, knotlamp...까지 해서 7번째로 보는 네오펑크 밴드인데 막상 네오펑크 밴드들은 잘한다 못한다를 따지긴 좀 많이 애매한 거 같음. 물론 되게 못하면 티가 나긴 하는데 생각보다 그 티 나는 정도가 미약하다고 해야 되나... 이 형들도 전반적으로 크게 기대에 벗어나지 않는... 몸만 멀쩡했으면 슬램하고 싶어지는 무대를 보여줬음.. It's over나 voyage나 Grab Again나 START나 다 익숙한 곡들인데 아놔 ㅠㅠㅠ

여튼 이 형들도 다이빙, 모슁 금지인 록인재팬 무대가 그다지 썩 마음에 드는 것만은 아닌 거 같음. 어쨌건 규칙이니까 지켜달라고 하면서 그래도 부족한 사람들은 우리가 9시에 미토에서 무료 공연을 열 테니까 거기 와서 풀라고!! 아 이 멋진 형님들 ㅠㅠㅠㅠ


CROSSOVER. 1분 40초쯤부터 보면 된다.. 이런 곡으로 시작하는데 꿈쩍할 수 없었다니 아...


로코프랑크 무대가 끝나도 영 상태가 말이 아니어서 그냥 사운드 오브 포레스트 뒷편에서 자리 깔고 쉬기로 했음. 숲 가운데 있는 무대라 뒷편으로 넘어가면 그냥 풀이 깔린 유휴지가 많아서 대충 적당히 자리잡고 쉬면 되는데.. 그냥 눕는 것보다 자리를 까는 게 아무래도 나으니까 이거 하나 때문에 늘 돗자리를 갖고 들어감. 체력적으로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건 아무래도 무리고  언젠가는 쉬어야 하는데 쉴 때는 제대로 쉬는 게 좋으니까...

COMEBACK MY DAUGHTERS가 사운드 체킹을 끝내고 공연을 시작하려 하는데 두번째 곡까지도 내가 모르는 곡인데다가 편안한 어쿠스틱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거기랑은 조금 거리가 있어서 그냥 더 듣는 거 포기하고 그대로 누워서 잤음. 일단 공개된 셋리스트를 보니까 이 곡이었는데 역시 난 잘 모르는 곡... 왜 모르는 곡만 나오나 했던 7월에 앨범 발매됐구나 ㅎㅎ... 그걸 안 듣고 갔으니...


첫곡인 WHY. 내가 알던 분위기랑은 너무 달라서 엄청 당황했다.



대충 한 시간쯤 눈을 붙였더니 상태가 많이 좋아졌음. 그래서 다음 무대 ORGE YOUR ASSHOLE을 보는데.. 뭐랄까 정말로 음...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여튼 좀 많이 썰렁했다... 모르는 곡은 아니어서 그런 것 때문은 아닌데 여튼 의외로 스탠딩의 반응은 그냥 무덤덤하다고 해야 되나 다음 곡을 하건 말건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분위기. 공간에 비해 사람이 부족한 편이라 더 썰렁하기도 했고... 이런 분위기는 또 처음 본 지라 익숙치 않았다. 사실 ORGE YOUR ASSHOLE의 노래를 듣고 뛰거나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지겠지마는... 여튼 가장 선택을 잘못한 무대가 된 듯 했다... 그냥 COMEBACK MY DAUGHTERS부터 제끼고 폴리식스나 보러갈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밸런스. 이런 노래를 하는데 뜨거운 반응을 기대한 내가 크게 실수한 거 같다.


대충 무대가 끝나고 나서 이소베 마사후미를 보러 시사이드로 이동하니 작달만한 키에 개성있게 생긴 그가 (외모가 약간 김건모를 연상시키는 바가 있다. 그다지 닮은 건 아니지만 분위기 상) 이미 준비를 끝내고 올라와 있었다. 근데 밴드 인원들이 다들 자기 위치에 안 있고 마이크 앞에 일렬로 서 있길래 시작할 때 인사라도 하려나 했는데 갑자기 아카펠라를... 근데 무슨 노랜지 몰라서 낭패.

대개 들어본 거는 같은데 잘 모르겠는 노래를 많이 했는데... 보니까 HUSKING BEE 시절의 노래를 많이 준비해 왔더라. HUSKING BEE는 안 들은지 오래됐고 작년에 낸 앨범만 듣고 갔는데 이런 낭패가... 밴드 내에 홍일점으로 히사코라는 기타 치는 양반이 있는데 이소베가 뭐라도 멘트 시킬려고 하는데 손사래 치면서 도망가다가 정식으로 소개하니까 인사는 안 하고 뜬금없이 기타를 둥둥 치니까 이소베가 '아 기타로 말하는 분입니다' 라고 해서 조금 웃겼고. 키보드 & 퍼커션 담당하는 사람이 참 사람 좋게 생겼는데 되게 열정적으로 무대를 이끌어줘서 참 좋았음. 본인 파트가 비면 어김없이 나와서 반응 유도하고 그러는데 키보드하면 좀 얌전한 이미지인데 반해 의외로 키보드 치는 사람 중에 끼가 있는 사람이 있는 거 같음. 비크루 시절의 케이타이모나 (진짜 개쩜. 내가 보기엔 라이브에선 히다카 토오루보다 이 양반이 더 쩔었다. 짱.) 텔레폰즈에서 신디 치는 깝노부라든가...

여튼 전반적으로는 크게 오버하지 않고 균형감을 중시하는 무대를 보여줬는데 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사운드 스타일도 이소베의 목소리 톤도 참 좋아해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음.

 
작년에 솔로로 데뷔하면서 발표한 Do we know? 이런 사운드 너무 좋다..

이소베 마사후미를 보고 나오면서 마지막 무대인 아지캉까지 약간 시간이 남길래 빅마마를 보러 사운드 오브 포레스트로 이동했음. 바이올린 켜는 언니가 참 눈에 띄던데... 거의 무대는 막바지라서 조금 아쉬웠음.  かくれんぼ는 제법 떼창도 나오고 템포가 그렇게 빠른 노래는 아닌데 비해 반응이 괜찮다 싶었음. 그러다 마지막 곡이라면서 비밀의 초입부를 하는데 아... 이 노래는 안다 싶었는데

갑자기 눈을 의심케 하는 것이...  초입부 바이올린의 선율과 함께 동시에 무대 양 끝에서 등장한 보라색 옷을 입은 6명의 치어리더들. 뭐지? 하는데 갑자기 옆에서 맞춰서 막 춤을 춤. 어?????? 뭐지 이거??? 이러는데 그러다 들어가면서 아 그냥 일회성으로 하는 건가 했는데

이번엔 양끝에서 하얀 옷을 입은 댄서들이 나와서 안무를 함. 시크릿~ 시크릿~ 하는 부분에 맞춰서 막 웨이브를 하는데 머릿속이 갑자기 싹 하얘지면서 이거 뭐지???? 그 생각만 계속 들고 보컬 부분이 끝나니까 들어가길래 그냥 한 건가 ... 했는데

다시 아까의 치어리더들이 나와서 안무를 하다 들어가고 그러다 다시 하얀 옷 입은 댄서들이 빨간 우산 들고 나와서 안무를 하고 계속 이런 식으로 노래 내내 양 팀이 반복함. 진짜 깜짝 놀랐는데 뭔가 되게 이질적인 분위기 - 밴드는 개빡세게 연주하는데 옆에서는 그렇게 역동적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 부드러운 느낌의 안무가 계속되니까 - 어색하게 느껴지다 익숙해져서 그런지 중반부 넘어가면서부터는 계속 감탄하면서 보게 됐음. 이런 무대를 꾸며올 줄이야... 아마 사운드 오브 포레스트 무대라서 아티스트별 편집본은 안 나올 거고 한 곡짜리 다이제스트만 나올 건데 빅마마는 이걸로 나와주길 바래야 할 것이야. 진짜 완전 신선한 충격이었음. 보지 않고는 말이 안 나온다.

근데 이거 쓰면서 pv 검색해서 보는데 이미 pv에서 보여준 거구나... 모르고 봐서 충격이 더 컸던 거 같다.


비밀. 이걸 무대에 맞게 변형해서 그대로 함. 진짜 시크릿~ 시크릿~ 부분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충격과 공포의 빅마마 무대를 뒤로 하고 오피셜 굿즈 판매처 들러서 티 하나 사고 (사람이 없어서 그냥 바로 삼) 마지막 무대인 아지캉을 향해 가는데... 무슨 사람이... 아직 공연 시작 한참도 전인데 이미 스탠딩은 만원 수준임. 00년대에 대두된 밴드 중엔 가장 크게 성공한 게 아지캉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음 국내는 물론이고 일단 해외부터 반응이 쩔어주니까...

첫 곡부터 리라이트를 던져버리는데 떼창이 여지껏 들어본 떼창 중에 제일 큼. 그래스 스테이지에서 이렇게 떼창하는 경우는 못 본 거 같은데.. 스피츠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튼 장난 없음. Re:Re: 라던가 루프&루프, 키미노 마치마데, 소라닌까지 그냥 계속해서 달리는데 스탠딩에서 곡 나올 때마다 반응이 으... 그렇다고 해서 다른 스테이지처럼 막 슬램하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고 그냥 워낙에 큰 스테이지에 라이트한 팬부터 골수 팬까지 다 모인 분위기라 그냥 굉장히 얌전하게 떼창도 얌전하게 하는 편. 하긴 뭐 슬램하고 어울리는 곡도 좀 아니기는 하지만... 여튼 특별하게 쉬어가는 부분 없이 줄창 달리는데 내가 들으면서도 아지캉 참 곡 많다 이 생각이 들었음. 무대는 그냥 평범했는데 고토 키 작은 건 진짜 눈에 띄더라... 근데 고토가 멘트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곳찌 곳찌 막 그러는데 으...

아지캉이 라이브를 잘 못한다는 평이 많은데 뭐 근데 이 정도 되면 잘하고 못하고는 별로 그렇게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거 같음. 내가 워낙에 막귀기도 하고 그냥 완성도보다는 사운드의 스타일이 튀는 걸 더 좋아하는 터라.. 크게 흠잡을 곳 없는 공연이었고 관객 모인 숫자나 그 모인 숫자에서 보여주는 박력이 모자란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냥 메워버릴 수 있는 그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을 함. 거진 한 시간 가까이 그냥 계속 달리는데 아 진짜 무슨 곡이 이렇게 많냐.. 중간에 모르는 곡이나 막 쉬어가는 곡도 막 나오고 그럴 법 하다마는...

끝나고 앵콜을 외치니까 (근데 무슨 앵콜을 이렇게 얌전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LED에 NO NUKES / CAUTION / THINK 라는 글자가 계속 반복되면서 다시 등장해서 新世紀のラブソング을 하는데 이게 가장 쉬어가는 곡이었다. 고토가 공연 끝나고 뭐라 코멘트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노무겐이나 이런 걸 진행하면서 생각이 많은 듯. 여튼 아지캉을 이렇게 많은 인원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부터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어떤 매니악 그룹에서 우리끼리 '존나 쩔지?' 이런 게 아니라 아직은 멀었지만 현재는 그들 세대 중 가장 '국민 밴드'에 가까운 그들을 체험할 수 있어서.


벌써 6년이나 된. 같은 무대의 같은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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